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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글애자일은 이제 끝났다

2025-03-18
조회수 174


애자일은 이제 끝났다


정재용 | 애자일 코치 | AGIN



최근에 애자일이 2~3년 전에 비해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왜 그렇게까지 인기 절정이던 애자일이 시들해진 것일까? 일반적인 경우라면 대안이 있을 경우에 새로운 대안을 적용하면서 시들해지는데,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애자일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 시들해진 것일까 아니면 착시 현상일까?


| 애자일 도입에 실패하는 이유

어느 쪽이 진실이든 애자일의 전반적인 성장곡선이 둔화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처음 애자일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도깨비방망이라도 되는 듯 혁신적인 변화를 꿈꾸면 앞 다퉈 도입했다. 그들의 가장 큰 착각은 ‘애자일만 도입하면 빨라진다.’에서 시작되었다. 애자일은 분명 가볍고 빠른 방식은 맞지만 애자일은 단순한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협업, 반복적 개선과 학습을 통해 지속적인 진화의 철학이 필요한 방법이다.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입은 시작이고 계속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사상을 전혀 모르고 도입한 기업들은 조급함에 결과가 쉽게 보이지 않는 애자일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주 형식적인 도입을 하고 마치 모든 것을 다 해낸 듯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모여서 데일리 스크럼을 하고, 스프린트를 돌리면서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단순한 회의 방식의 변화나 일하는 주기의 변화가 아니라 조직의 문화, 사고방식과 의사 결정 방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애자일의 실천방식 몇 개를 형식적으로 도입하고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Jira나 Notion 같은 도구를 도입하고 애자일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도구는 애자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일 뿐 애자일을 도입한 것이라 착각하면 안 된다.

또한 애자일을 도입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실제 애자일을 도입하여 성공한 사례는 무지 많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애자일을 도입하여 혁명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도 대기업이지만 죽어가는 기업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엔 단순한 애자일로 프로세스 변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전반적인 문화, 리더십의 변화, 의사결정 채널과 업무 방식 전반의 변화가 같이 수반되었던 것이다. 성공한 수많은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실패한 사례도 많다. 또한 성공한 기업들도 다기 간에 성과를 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학습을 통해 성장해 가면서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들은 현재도 진화 중에 있다는 것이다.


| 애자일은 한의학의 체질개선에 가깝다

수많은 기업들이 성공의 부푼 꿈을 앉고 애자일을 도입했지만 많은 기업들이 실패를 맛보았다. 현재 단계는 애자일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현재도 가까운 미래에도 애자일에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존의 개발방법은 양의학에 애자일은 한의학에 비교하고 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하다. 병에 걸렸을 때 현상에 집중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의학이 양의학이라고 하면, 한의학은 근본 원인을 찾아 체질을 개선하는데 집중한다. 양의학은 빠르게 약을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한의학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애자일은 한의학의 이런 체질개선과 유사하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조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오래 걸리고 단기적인 효과는 얻기 힘들다. 마음이 조급하고 단기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병원에 가라. 하지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생각한다면 애자일을 도입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애자일 도입은 그래서 쉬운 듯 하지만 어렵다. 큰 조직일수록 이해 당사자가 많고 조직의 변화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 애자일은 정말 끝났는가?

‘애자일은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끝난 것이 아니라 쉬고 있는 중이다. 수많은 도전과 시도가 있었으나 조급함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 시도는 배제하고 단기적인 성과 달성을 기대했던 많은 조직이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대안은 없다. 그들은 근본적인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애자일의 근본 개념과 사상을 이해하고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해야 한다. 단순히 쉽다는 생각에 기존처럼 '그냥 알아서 해 봐' 또는 '어디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판단하자'는 접근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애자일을 도입하고 관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왜 애자일이어야 하지?’ 하고 생각하지 마라. 애자일은 분명 기업의 변화를 통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직 애자일을 시도조차 안 해본 기업들도 있다. 기업을 살리고 성장하고 싶다면 변화해라.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누구나 성공했을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일하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

애자일보다 더 좋은 대안이 나온다 해도 애자일의 일하는 방식과 협업하는 방식은 조직을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고, 어떤 새로운 방식에도 애자일은 근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애자일을 적용해 볼 것을 권고한다.


애자일은 혼자 책을 읽고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변화를 하는 가운데 성공할 수 있는 문화이다. 지속적인 변화와 조직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애자일을 도입하고 싶다면 먼저 “왜 우리가 애자일을 하는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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